감상문

포스트 메타버스

ihl 2022. 4. 9. 18:49

포스트 메타버스

  요즘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등 알듯 말듯한 단어들이 들리고 있다. 심지어 이런 단어들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 한다. 앞으로는 대체 어떤 세상이 오는 걸까? 특히 메타버스라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굉장히 다양하다. 현실 세계의 확장, 게임의 새로운 형태, 3D, VR 등등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다. 책에 의하면 이러한 정의가 사실 거의 맞는 말이라 한다. 왜냐하면 메타버스는 굉장히 여러 개념이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마치 여러 맹인이 코끼리를 더듬어 설명하듯, 메타버스의 한 부분만 보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메타버스 로드맵

  메타버스는 크게 사람-환경 축과, 증강(데이터->현실)-시뮬레이션(현실->인터넷세상)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증강 현실은 환경에 데이터를 겹쳐 보이게 증강하는 것(ex. 포켓몬 고)이고, 가상 세계는 사람의 활동을 시뮬레이션한 것(ex. 제페토)이다. 라이프 로깅은 사람의 활동 데이터를 쌓아 올린 것(ex. 인스타), 미러 월드는 환경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한 것(ex. 구글 맵)이다. 이 모든 것은 메타버스의 일부이다. 즉, 메타버스는 이렇게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여러 세계들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된 것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언제쯤 올까? 과거 90년대에도 앞으로 인터넷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당시 90년대에는 www, IE 등이 이미 존재하는데 인터넷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90년대의 인터넷의 위상과 현재의 위상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인터넷이 등장했다고 바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영향력을 넓혀 가고, 특히 스마트폰이라는 킬러 디바이스의 효과가 컸다. 메타버스도 인터넷과 비슷한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미 1차 메타버스는 지나갔다. 90년대 PC와 VR,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한 가상과 현실의 혼합이 시작되었고, 큰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현재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2차 메타버스 세상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에는 한계가 있다. 세상을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화면을 거쳐 본다는 것이 굉장히 불편하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인터넷의 킬러 디바이스 스마트폰처럼, 메타버스의 킬러 디바이스가 필요할 것이라 하며 그것이 안경형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 한다. 이 안경형 디바이스가 활성화될 때, 일반인들도 알 수 있는 메타버스 세상이 와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어떤 세상일까? 산업혁명을 살펴보면 사람의 시공간에 대한 개념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에서는 밤과 낮이라는 자연이 정해준 시간개념을 극복하여 인간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2차 에서는 에펠탑처럼 높은 건물을 지으면서 공간에 대한 개념이 X-Y좌표에서 Z 축이 추가되었다. 3차 산업혁명에서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고, 4차 혁명에서는 공간과 장소 개념이 분리되었다. 과거 사람들은 공간과 장소를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집이라는 현실의 공간에서 인터넷 상에 있는 게더 타운, 줌 등의 장소에서 회의를 하곤 한다. 이런 식으로 공간과 장소의 개념이 분리되고 있다.

 

  산업혁명은 매슬로의 욕구 피라미드에 대응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산업화 시대에서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를 충족시켰다. 인터넷 시대에서는 친밀감, 자존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켰다. 따라서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가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이후 세계에서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나를 표현하고, 창작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앞으로의 극복 과제는 무엇일까?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3가지가 생각난다. 첫 번째는 접근성이다. 현재 메타버스는 10대 위주이다. 앞으로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또한 노인, 장애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몰입감 있는 인터렉션이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특히 아바타를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아바타를 사용자가 내 몸처럼 다루기 위한 감지, 피드백, 디스플레이 기술들이 발전 중이다. 또한, 가상과 현실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 행동의 의미를 분석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의자에 앉는 행동을 했을 때, 메타버스 내에 의자가 없다면 아바타는 어색한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실과의 공존이다. 메타버스가 파라다이스인 것 마냥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현실의 자연, 자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따라서 현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공존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